• 최종편집 2024-12-04(수)
 
미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 11월 15일 호는 윤석열 대통령 단독 인터뷰 기사를 표지 사진과 함께 커버 스토리로 다뤘다. ‘윤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4대 개혁 등 한국이 안고 있는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윤 대통령의 노력과 국내적 저항, 북한을 위시한 국제 환경의 난관 등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북한의 선전전이 또 다시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사실상 방치돼 있던 남북 연결도로 및 철도가 폭파됐다. 호전성을 현란하게 과시한 것이다. 북한은 한국을 “적대국가”로 규정하고 한국 지도자들을 “깡패”, “쓰레기”로 표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논하고자 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핵으로 무장한 북한과 또다시 충돌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는 휴전선을 가로질러 이미 오래전부터 엄습해 온 것이나, -의료시스템에 대한 부담, 노동력을 둘러싼 우려, 그리고 교육에 이르기까지- 국내 문제들이 커지고 있다. 남녀 갈등 심화, 붕괴 수준의 출생률, 그리고 인구 고령화가 맞물려 다른 선진국가와 견주어도 가장 극적인 인구붕괴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윤 대통령은 서울에서 <뉴스위크>와 인터뷰를 갖고 “국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전 정부들은 인기 없는 정책 시행을 우려했다. 선거에 질까 우려했기 때문에, 이미 시행했어야 하는 것을 연기하고 미루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다.”

5년 단임제의 윤 대통령은 이제 임기 반환점을 돌고 있다.

윤 대통령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내 지지율이나 중간선거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러나 내 임기 내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 임기를 마치기 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개혁 정책을 완결하는 건 아니더라도, 차기 정부가 모두 마무리 짓도록 탄탄한 틀을 마련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에 착수했다. 의료부문은 심각한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고령화뿐 아니라, 도시화 때문에 대부분 지역이 서울 수준의 의료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에 전공의들은 파업을 감행했다. 의사가 늘어날 경우 과잉 진료로 이어질 것이며, 의사들은 소득이 낮은 진료과목을 피하고 성형외과 같은 수익성 높은 진료과목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것이 전공의들의 주장이다. 한국의 성형수술 비율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윤 대통령에게 노동·의료 개혁은 1953년 한국전 휴전 당시 전 세계 최빈국으로 꼽혔으나 중공업 및 전자산업 덕에 2024년 경제 규모 14위로 발돋움한 한국에 필수적이다. 한국은 이제 정보가 주도하는 경제, 그리고 인공지능(AI)의 부상에 따른 도전을 맞고 있다.

현재 노동인구가 은퇴 연령에 도달할 때 재정 형편이 빠듯하지 않기 위해선 연금제도 역시 개혁이 요구되며 기여금이 늘어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한국에는 출생률 붕괴가 엄습해 오고 있다. 거의 모든 선진국들이 이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어느 주요국보다도 출생률이 낮다. 전통적으로 여성은 집에 머물며 육아하길 기대하는 사회에서 남녀 격차 확대는 여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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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달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의 뉴스위크 인터뷰 모습. 뉴스위크 제공

 

윤 대통령은 인구 위기 해결이 자신이 추진하는 개혁의 목표이며 여성이 직장에서 만족하도록 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예컨대 결혼, 양육이 여성의 승진이나 경력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더 나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 식으로 남녀 격차와 저출생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인공지능(AI)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중요한 건 전문성과 창의성이다. 즉, 여성이 결혼과 육아 때문에 몇 년 동안 사무실을 비워도, 이 여성이 자신의 전문성이나 창의성을 상실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여성이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승진 리스트의 마지막으로 내려가도록 차별해선 안 된다.”

국내 개혁안이 윤 대통령의 노력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지만, 북한 문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북한은 온갖 거친 수사, 미사일 실험, 보다 최근에는 비무장지대 상공에 오물 풍선 살포 등으로 이 점을 남측에 상기시키곤 한다. 북한은 이 같은 행동이 남측 무인기가 북한 상공에 선전 전단을 살포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한다.

윤 대통령은 전임자에 비해 북한에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는 역대 대통령들의 통일 염원 휘호가 전시되어 있다. 화려한 메시지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윤 대통령의 글귀는 보다 간결한 “자유, 평화, 통일”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인 대부분이 자체 핵무기 개발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미국 핵무기에 의존할 수 있어 자체 핵무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핵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비이성적이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할 경우 핵을 기반으로 한 한미동맹을 통해 미국의 핵무기가 북한을 즉시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2년 전 내놓은 메시지 외에는 북한과 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달래기 위한 새로운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분명한 길로 나선다면 안전을 보장하고 북한 주민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들을 위해 과감한 경제 및 산업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안보는 국제적 동맹 관계에 달려 있으며, 윤 대통령은 국내 문제에 여념이 없음에도 이를 강화하려 노력해 왔다. 핵심 동맹은 여전히 병력 약 3만 명을 한국에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과의 동맹이다. 윤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미국의 지지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또 다른 동맹국이기도 한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일본과의 관계는 일본이 식민지배국으로 한국 여성을 성노예로 강제 동원하는 등의 역사로 인해 한국인에게 민감한 주제다.

한국은 또 점차 강력해지는 중국을 경계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만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위협에 직면해, 대만에 대한 지지를 확대해 왔다. 중국은 대만을 본토에서 분리된 지방으로 간주한다.

또 한국은 중국의 역내 지배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대의명분은 스스로를 지키고 우리 사회를 지키는 것이며, 다른 국가를 침공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반해, 권위주의 정권이나 독재 국가들이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국내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윤 대통령은 지적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승리할 것이라는 강력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믿음이 아니라 내겐 하나의 종교적 신념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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